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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기록 _0001

“아, 아. 테스트. 아.”

“된다니깐 그러네.”

“…그런데 어째서 음성으로 기록을 남기는 겁니까?”

“글로 쓰면은 위험성이 잘 전해지지 않고, 그림이나 사진이나 영상으로 전하면 그것들이 더욱 강력해지니깐.”

“과연… 그렇군요.”

“자, 이제 말하면 될 거야. 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하는 식으로.”

“네, 알겠습니다. 바로 시작하도록 하죠.”

> 이것에 대한 표현 방식은 다음과 같다고 봅니다. 
’기생충’. 
세계에 침투하여, 세계의 구성물질과 구성원을 먹고, 의태하며, 강한 힘을 축적시킨 뒤, 세계를 집어삼키는. 단어 그대로의 의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 엘리베류아에 있는 유데아들은 거의 대부분이 엘리베류아 태생이지만, 엘리베류아의 바깥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있는 유데아가 있습니다. 애초에 유데아는 엘르님께서 전혀 관여하지 않은, 바깥 세계에서 온 종족이니까요. 
그 유데아는 지금 해저계에서 용왕이라고 불리는 ‘알렉산드라 크로니카’. 아니, 본명은 ‘코스그로브 제레엔’. 그녀가 태어난 세계인 ‘티르메하’라는 세계에서 불렸던 이름입니다. 
’티르메하’. 그녀의 묘사에 의하면 세계 전체가 바다로 이루어져있고, 현 유데아와는 한 차원이 다른 진보된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세계는 하루아침에 멸망해버렸죠. 
’나키아’. 티르메하 세계를 단숨에 멸망시킨 원인이자, 앞서 말했던 기생충에 비유한 그것입니다. 
엘리베류아에서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는 구전속의 괴물, 괴담, 목격담. 그것의 중심에는 ‘나키아’라는 것이 관여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엘리베류아의 사람들은 ‘나키아’라는 것을 모릅니다. 아니, 애초에 알아서는 안됩니다. 그것에 대한 지식은 그것들을 더욱 끌어들이는 원인이 되니까요.
하지만 영원히 몰라서는 안되는 법. 재앙과도 같은 것들을 방치해둬서는 안되는 법. 그리하여 저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정보를 흘렸습니다. 
”고대에 존재했던 괴물”
이라고 말이죠. 
’고대에 존재했던 괴물들이 모종의 이유로 깨어나 기현상을 일으키거나 사람을 잡아먹는다’… 참으로 그럴싸한 이야기죠. 사람들도 납득하기 쉽고요. 
그리고 그 ‘모종의 이유’는 ‘사람의 나쁜 감정을 양분삼아 깨어난다.’ 같은 이야기까지 덧붙여서 조상 대대로 내려져 오는 ‘나쁜 행동을 하면 안되는 이유’로 둔갑할 수 있게 됩니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에 대해서 궁금해하실 것 같군요. 방금 말했듯이 ‘나키아’는 자신의 본질을 깨달으려는 자들을 극도로 꺼려해서, 엘리베류아에 ‘나키아’들이 더욱 많이 발생하게 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요? 정상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저와 엘르님, 티르메하의 마지막 생존자인 알렉산드라 씨의 추측일 뿐이니까요. 
’나키아’는 어디에서 유입되는지, 어떤 식으로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저 저 멀리 우주에서 엘리베류아로 침입하는 것 말고는 아는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유난히 ‘나키아’가 많이 발생했을 때에 마침 ‘나키아’에 대한 본질을 깨달으려는 자들이 여럿 발생했기에 저런 식으로 추측을 할 수 밖에 없었으니까요.


”저기~… 지루하고 현학적인 이야기는 집중에 방해가 될 것 같은데에~…”

“그러면은… 아, 네. 알겠습니다.”

> 먼저 ‘나키아’에 대한 생태…라고 해야 할까요. 그것들이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나키아’는 본능적으로 의태를 합니다. 그것이 미생물일지언정, 먼저 의태를 시도하죠. 그리고 의태한 대상과 비슷한 존재를 포식합니다. 나키아는 외부로부터 세계에 침입할때는 정말 약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고도의 학습 능력을 지녔죠. 포식한 대상을 잡아먹고, 그 대상을 학습하고, 다른 상위 개체를 잡아먹으며, 또 그것을 학습하고… ‘나키아’가 곤충의 형태로 변하는 데에는 고작 3달. 들짐승의 형태로 변하는 데에는 1년. 사람의 형태로 변하여 언어를 구사하는 데에는 3년이 걸립니다. 
그리고 그것은 점점 세계의 일원들을 잡아먹고, 더 강한 존재를 잡아먹으며, 상위의 존재를 잡아먹고, 마지막에 가서는 저를 잡아먹고, 엘르님을 잡아먹습니다. 한낮 미생물보다 못한 존재가 신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세계는 그대로 멸망하죠. 이렇게까지 되는데에 큰 방해가 없을 경우 약 100년이 소요됩니다. 티르메하가 그렇게 멸망했습니다. 티르메하에 살던 유데아들은 ‘나키아’에 대한 존재를 너무나도 뒤늦게 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나키아’는 의태한 대상의 동족을 포식하는데에 거리낌이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그 행동은 본능을 따라가죠. 포식에 실패하면 ‘나키아’는 소멸합니다. 그것들은 ‘정보’가 곧 영양분이니, 대상으로부터 얻을 정보가 한계에 다다르기 전에 다른 대상을 포식해야 합니다. 
또한 나키아의 영양분은 ‘정보’에 있듯이, 자신을 방어하는 수단도 ‘정보’입니다. 그것들이 모르는 무기로 대응해야 의태한 ‘나키아’를 쉽게 처리할 수 있죠. 
’나키아’의 처리는 상당히 비밀스럽게 움직입니다. 그것들이 정보를 얻기 전에 처리를 해야 수월하기 때문이죠. 오로지 ‘나키아’를 섬멸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무기는 용왕 알렉산드라씨가 직접 제작하고 있죠. 그 누구에게도 정보가 새면 그것들이 대응할 여지를 주는 셈이니, 정보가 될만한 모든 것을 완벽히 차단된 환경에서 제작됩니다. 
또한 ‘나키아’ 처리 인원은 ‘나키아’를 처리 한 이후에 기억 속에 남아있는 ‘나키아’에 대한 정보를 다른 것으로 변조시킵니다. 이것은 제가 하는 역할이죠. 기억에 모순이 생기지 않도록, 가짜 기억을 심는 겁니다. 무기에 대한 정보도 가짜 기억을 통해 지워지기도 하고 말이죠. 
그럼에도 모든 이들의 기억을 완전히 뒤바꾸기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기억 조작은 생각보다 섬세하고 조심스러워야 하기 때문이죠. 이는 ‘인지 정보’를 바꿔버리는 방식으로 해결합니다. 앞서 말했던 ‘고대의 괴물’이 그 예시죠.
이처럼 ‘나키아’는 정말 의문스러운 존재이며, 어째서 포식과 학습이 본능에 각인이 된 것인지 모릅니다. 근원지도 알 수 없고 말이죠. 또한 세계를 파멸시키는 확실한 잠재성이 있는 만큼 극도로. 아주 극도로 위험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왜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냐면… 이 이야기를 듣는 대상은 ‘나키아’로부터 완벽히 격리된 환경에 존재하고 있다고 엘르님께 설명들었습니다만… 잘 모르겠네요. 엘르님은 늘 애매모호하게 말씀하시니까요. 엘르님께선 ‘이해를 위한 설명’이라고만 하셨습니다.


“거기까지. 크라드, 잘했어.”

“…아직 녹음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내가 알아서 할게.”

“저는 지금 누구에게 이 정보를 전달하는 건지 궁금하군요.”

“글쎄에… ‘한 겹의 어둠’너머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한다고 보면 편해.”

“잘 모르겠지만… 알겠습니다.”

뚝 -
엘리베류아
엘리베류아의 세계관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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